이글루스 로그인
서지수



여태까지의 스팀팩 중 가장 씁쓸한 마음으로 본 방송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갈 때는 성적이 좋았다' 라고 말하는 그녀. 뭐랄까,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주변의 반대라는 벽만 존재 하는 게 아니지요. 후회는 부정된 자신에의 그리움이라고 하던가요. 그들은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자부심 이상으로, 남들이 걸어간 길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슴 한켠에 항상 지니고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좋으니, 꼭 대학에 가라, 고 말하던 그녀의 어머니.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방송을 보는 내내 서지수 선수의 말 속에서 그런 아쉬움들을 짙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프로게임계에 발을 딛은지 7년여, 여제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고, 많은 남성팬을 지니고도 있습니다만, 정작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은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냉정하게 말해서 앞으로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가지요. 남자와 여자라는 위치를 떠나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이 성적을 내고, 하나 둘 은퇴를 하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그 자리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현재 STX 소울을 이끄는 진영수의 나이는 스무살, 아마 그녀와 경기를 갖는 온라인 연습생들은 대부분 중고생일 겁니다.

그래도 방송을 보면서 서지수 선수의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것에 꽤 놀랐습니다. 메이저 대회에 가까워지기는 커녕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걸 그녀도 느낄텐데 말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이벤트 대회에 몇번 참가하다 서서히 은퇴를 하는 수순이 아닌가 싶었는데, 서지수 선수의 아직 꺼지지 않은 꿈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가졌던 제 자신이 한없이 미안해 졌습니다. 사실 서지수 선수가 그 열정에 보답을 받아 스타리그에 우승도 하고 그럴 수 있다면 참 아름다운 세상일텐데.. 아무쪼록 서지수 선수가 방송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꿈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by UGYUTT | 2007/11/13 20:08 | 게임 | 트랙백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ugyutt.egloos.com/tb/393109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이나시엔 at 2007/11/13 21:18
오랜만에 와서 대뜸 덧글 남기네요.

확실히 이번 서지수편은 좀 씁쓸하긴 했지요. 그래도 제가 보기엔 그만큼 열심히 해서일지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는것 같던데요...
여튼 예선때 서지수 경기는 모든 사람이 단결해서 응원하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아르메리아 at 2007/11/13 23:38
에에 프로게이머인가 봐요'ㅅ') 메이저에 못 나가는 이유가 뭔가요;;
Commented by UGYUTT at 2007/11/14 22:29
이나시엔님 // 서지수 선수나 김동수 선수 경기는 언제라도 일치단결 응원이지요. 하하.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어린 신인 선수들이 잘해서 언론에 집중을 받고 그러면 내심 속상할 때도 많았을텐데 포기하지 말고 힘내서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그것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꿈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언제봐도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응원하고 싶어지게 만들지요.(...)

아르메리아님 // 예, 여성부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프로게이머입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여성부 선수들과 남자 선수들하고는 실력에 격차가 존재 하다보니,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서 몇 년째 안타깝게도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지요.(뭐 꼭 여성 선수와의 실력 차이라기 보다는 현재 리그의 수준이 워낙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습니다. 외국 선수들만 해도 한국 남자 선수와의 경기에서 좀처럼 이기질 못하지요.)
Commented by 미역 at 2007/12/18 14:47
우규님, 포스팅과 어울리지 않는 좀 뜬금없는 덧글입니다만, 조기 위의 로고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요. 우규님의 블로그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사진입니다. 하하, 게다가 소박하게 행복해보이는 우규님의 모습을 보니 기쁜걸요. 우규님의 양옆 두 여자분들은 누구신가요? 에잉, 바람둥이 경운기라이더!
Commented by UGYUTT at 2007/12/24 15:36
미역님 // 하하하. 이래봬도 제 경운기가 곗돈까지 털어 튜닝한거라 좀 킹왕짱이긴 합......아니 이게 뭔소리야.
사실 문득 신문에서 본 저분들의 해맑은(미역님의 말씀대로 소박하게 행복해 보이는) 웃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올려놔봤는데, 미역님께서도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자, 간만에 크로-스!(허공을 헛치고 경운기에서 굴러떨어진다.) 참고로 저 마을의 이름이 샹그리라라고 합니다. :D

:         :

:

비공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