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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핸섬

보통 인터넷을 하게 되면 가게 되는 커뮤니티가 디씨 아니면 이글루스이다. 그런데 디씨라는 곳은 수 많은 욕망이 모이는 장소고, 이글루스라는 곳은 대자대비 구고구난 열반의 경지에 이른 이들이 삶을 소회를 푸는 곳이라, 두 곳을 오가다 보면 열탕과 냉탕 사이를 다이빙 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새벽 시간에 올라오는 글들이라 더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고민이 담긴 글을 봤다. 아니 고민이라기 보다는. 모두가 그렇듯이 눈앞의 문제에 떠밀리듯 그 길을 걸어 가고는 있지만 자신이 이 길을 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남들은 모두 당연한 듯이 가고 있는데 나만 당위성을 찾고 있는 건가 하고. 고교 시절 때와 같이 그 이유를 찾아, 다시 열심히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사실 내가 이런 감상적이고 소회가 담긴 글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그 만큼 화자에 대한 싱크로율을 괜히 높히곤 한다. 아무래도 전생에 지박령이 아니었나 싶다.

땅에 떨어진 씨앗이 움을 트는데 이유는 없다. 그리고 그 씨앗이 곧게 솟아 올라 꼿꼿이 자라건, 바위에 눌려 바닥을 기게 되건 그것에 당위적 이유나, 자기 반성이 필요할리도 없다. 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기 발로 걷고, 콧수염으로 사고하는 존재인지라 끝없이 고민하고, 자문하고, GPS의 당위성을 필요로 한다.

삶의 이유가 뭔가.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나. 내 삶의 동력은 무엇인가. 어째서 마에바라 쿠마키치는 우사미짱의 인스프레이션 앞에서 침착하지 못하는가. 나는 답이 나오면 삶이 재미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때로 이것에 답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보다 먼저 살아간 수많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와, 영정 속 그들과, 삶의 중반을 넘어선 그들에게도 젊음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이러한 고민이 있었을 터인데 그들은 답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불륜 드라마를 보며 저년을 죽여라라고 일갈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 글에 아무런 덧글도 달지 못하고, 그 블로거는 계속 뻘글을 남기고, 나도 뻘글을 남기고, 드라마속 불륜녀는 얻어 맞는다.
by UGYUTT | 2008/06/13 05:36 | 잡담 | 트랙백 | 덧글(2)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by UGYUTT | 2008/04/23 04:07 | 감상 | 트랙백 | 덧글(6)
젊은이, 삶을 너무 극단적으로 사는데?

하지만 현실은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재미있는 것만 하겠다는 건 언제까지고 놀고 싶다라는 말의 동음이의어 일수도 있는 것이다. 자, 카뮈처럼 담배 한개피를 물고 다시 한번 고고하게 말해보자. 이상과 현실에의 괴리. 이상과 현실의 이중고.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소년이여 피규어를 가져라.
by UGYUTT | 2008/01/10 12:57 | 잡담 | 트랙백 | 덧글(0)